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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s

1막 - 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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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2월 1일..

정확하지는 않지만, 나의 호적상 태어난 날이다..

어머니는 그게 맞다고 하는데.. 

지금에 생각하면 잘 모르겠다..

 

한 겨울치고도 유난히 추운 겨울 이었다.

한 없이 초라하고 가난하고 어려운 생활 속에 누릴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가정에

첫 째 아이로 태어났다.

두 번째도 아니고 첫 번째 아이..

아직도 첫 째라는 꼬리표는, 나에게 많은 책임감과 부담감을 안겨주곤 한다.

 

어머니는 어린나이인 19세에 아버지를 만나 짧은 연애를 하고 

그 사이에 나라는 존재가 생겼으며,

그로인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맞이 하셨다.

 

어머니는 1남 4녀 중 막내로, 큰 오빠와 언니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으나

유독 이쁘고 귀엽고 똘똘한 재능을 타고난 탓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세상이라는 높은 벽과 부유하지 않던 어린 시절때문인지

무섭고 두려울 법도 한 세상에 겁 없이 당당히 한발 내딛는 찰라..

 

그 순간을 아버지는 놓치지 않으셨다..

 

지금도 아이러니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나이차이는 어마어마 했다,

어머니가 알고 있는 나이보다 아버지는 나이가 더 많으셨다.

얼굴이 동안이셨기 때문이기도 했고,

자식인 나에게 이야기를 못하는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이라 추축해본다.

 

아버지는 내가 16살, 그러니까 중학교 3학년 식목일날 돌아가셨다.

지금으로부터 27년전 일이다..

 

1996년 4월 5일 금요일...

지금은 식목일이 휴일은 아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당시에는 식목일이 휴일이었다.

(아버지께서 작고하신 이야기는 후에 다시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당시 내가 알고 있던 아버지의 연세는 42세 였다,

생각해보니 지금 내 나이가 아버지께서 세상과 멀어지신 나이...

사실은 아니었다. 아버지의 다른 호적이 있었다..

이름도 두개, 나이도 다른...

내 기억에 그 당시 아버지의 나이는 52세, 무려 10살이나 어린 다른인생을 살고 계셨다.

계산을 해보면,

어머니와 내가 딱 19살 차이가 나니, 그 당시 어머니는 35세, 아버지는 52세로 

나이 차이가 무려 17살이나 나셨지만,, 어머니즌 아버지와 7살 차이 나는 호적으로

결혼 하셨기에 큰 나이 차이라고 생각치 않으셨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나는,

나이 차이가 극심한 연인 사이에.. 그러니까 세상물정을 너무많이 알고 있던 

36살 총각과, 19살의 어린 아가씨가 우연한 만남으로 우여곡절 끝에

나라는 아이를 가짐으로써 새로운 인생을 살기 시작한 것이다.

 

후에 어머니께 귀에 피가나도록 들은 이야기 였지만,

어머니는 나를 가진 것을 알게된 이후 하루도 편하신 적이 없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나를 가진 것을 8개월이 다 되어서야 아셨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하게되었으니...

그럴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한다.

엄마의 큰오빠, 언니들에게 모진 소리와 질타를 받으며, 어떻게 해서든

나를 보호하고 아껴주시느라 많은 고생을 하셨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다가 어느 한 병원에서 나를 낳고, 병원비가 없어 핏덩이인 나를 안고 도망치던 그날..

셋째이모가 둘둘말아 주시던 목도리를 놓고 온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고 했다.

나중에 한번더 이야기 하겠지만, 목도리에 대한 추억은 나에게도 있다,

아직 기억이 가물거리는 어린나이에 나에게 목도리를 목에 감아주던 어느 한 여성을 기억한다.

완전 어린나이에 1호선 전철안에서 어린시절의 대부분을 보내던 나는,

추위가 유난히 강했던 어느날 반팔, 반바지, 슬리퍼 차림에 전철을 타곤 목적지 없이

흘러흘러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그런 나를 보고 안쓰러웠는지 백의의 천사가 둘러주던 목도리가 생각난다.

그 목도리는 내가 고등학생이 된 후 어느 여름날 옷장 정리를 하다 발견 해서 생각이 났는데..

엄마는 그 오래된 목도리를 버리셨더랬다..

 

다시금 엄마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그 병원이 어디인지, 지불하지 않은 병원비를 내가 벌어 꼭 지불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먹고살기 바빠 내 태생이 어떠 했는지를 자꾸 까먹게 된다.

 

그렇게,

 

나는,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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